40대의 임신일기 #15 -2025년 6월 마곡 베이비 페어 후기-

    임신 17주에 인생 첫 베이비 페어에 갔다.
    아직 출산이 5개월 남았었고, 첫 아이이기에 아무 정보 없이 베이비 페어에는 무슨 상품들이 어떻게 전시되고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단순하게 알아보기 위해서 갔다. 남들은 몸 무거워지기 전에 다녀와야 한다고 했는데, 그러려면 임신을 확인하자마자 육아용품을 알아보고 무엇을 얼마에 살건지가 이미 잡혀있어야 할 것 같다. 아무것도 정하지 않고 그냥 어떤 물건들이 있는지, 가격대는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 요즘 상황을 알아보러 가서 우리는 그냥 날도 더운데 놀러 간다는 생각으로 갔다. 그리고 우리 부부는 2월에 출산한 신랑 친구 와이프와 함께 갔다. 집에서도 가까웠고 경험자의 말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아서 같이 가게 되었다.

    마곡 전시장 주차장은 2시간 사전정산(4500원), 3시간 사전정산(6500원)을 구매해야 하는데 할인을 받기 위해 우리는 다른 주차장을 알아보았다. 마곡 코엑스 주변은 회사 건물들이 많기 때문에 평일에는 직장인이 주차를 하지만 주말에는 비어있으니까 휴일에 주차장을 오픈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주차장은 의외로 저렴하다. 우리는 바로 마곡 코엑스 건너편 건물 힐스테이트마곡나루역 민영주차장에 주차를 했다. 하루에 4000원! 시간 제한없었고, 주차장도 여유로워서 아주 좋았다. 주차를 하고 나와서 햄버거를 포장해서 길 건너 코엑스로 갔다. 입구에서 신랑 친구 와이프와 만나서 들어가려는데 줄도 안 서고 붐비지도 않아서 좋았다.

    강남 코엑스에서 하는 것 보다는 작은 규모라고 했다. 강남 코엑스에서 할 때에는 홀이 2개로 나뉘어 있고, 유아교육전이 크게 같이 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보면 강남 코엑스 베페가 제일 큰 규모라고 했다. 그래도 꽤 유명한 베페고 주말이라서 사람이 많아서 힘들줄 알았는데, 비도 안 왔는데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몇몇 부스만 북적거렸고 유모차로 다니기도 수월할 정도라서 여유롭게 구경할 수 있었다. 오픈런을 하지는 않고 11시 반경 입장했는데 시간대가 애매해서 그런지 여유로웠다. 먼저 간단하게 뭐 좀 먹고 구경하기로 해서 전시장 가운데 카페테리아에 자리를 잡았다. 카페테리아도 자리가 많아서 조금만 기다리면 바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거기서 음료와 분식을 사와서 포장해 온 햄버거와 같이 먹고 신랑 친구 와이프가 베페와서 중점적으로 본 것들, 샀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는 것을 듣고 신생아 키웠던 고충도 듣고... 선배의 말을 들어보니 은근 압박이 되었다. 먹는 동안 신랑 친구 아들은 기저귀도 갈아 줘야 했고, 분유도 먹어야고, 잠도 좀 재워줘야 했다. (이제 저 모습이 5개월 후의 내모습이겠구나....)

    우리 부부는 유모차, 아기 수건과 옷을 중심으로 봤다. 유모차는 직접 운전을 해봐야 알 수 있다면서 눈에 띄는 건 다 만져보라고 했다. 설명도 듣고, 접는 것도 해보고 앞뒤로 좌우로 핸들링도 해보면서 내가 사용하기에 편한 게 어떤 느낌인지 느껴보라고 했다. 유모차의 디자인은 다 비슷비슷했기 때문에 무게와 움직임이 부드러운 것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골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격은 좀 저렴한 것으로 하기로 했다. 겨울에 태어나는 우리 아이는 외출이 잦지 않기 때문에 어느 정도 큰 다음에 유모차를 쓸 것 같아서 디럭스보다는 절충형과 휴대용을 살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기 옷이나 아기 수건은 면과 엠보 2종류를 구비하면 되는 것 같고, 의외로 많은 양을 세트로 묶어서 팔고 있었기 때문에 나중에 얼마큼 필요한지 알아보고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아기 옷은 귀여운 게 너무 많아서 오히려 고르지 못했다. 너 예쁜 게 있을 것 같아서 말이다. ㅎㅎ 이제 정말 육아템 지옥에 빠지기 시작한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