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에서 난임병원으로 변경
2023년 8월. 보건소에서 산전검사를 한 결과지를 들고, 동네 산부인과에 가서 결과 해석과 함께 난임에 대한 궁금증을 이것저것 물어봤다. 그동안 계속 피임을 하던 상황이니까 우선 자연시도부터 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했다. 35세 이상이 되었기 때문에 빨리 임신이 되지 않을 수가 있겠지만 자연적으로 생기는 경우도 당연히 있으니 일단은 자연스럽게 많은 관계를 가지라고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얼마 안 되어서 아이가 생길 줄 알았다. 물론 신랑도 그러했다. 첫 자연시도에 2줄과 임신 확인으로 희망을 가진 우리는 그 이후로는 2줄을 보지 못했었다. 자신감은 부담감과 초조함으로 바뀌니 관계 갖기도 힘들어졌다. 우리는 결국 난임병원에 입학하기로 결정했다.
지역에서 제일 가까운 난임병원을 찾았다. 남들이 말하는 유명한 병원은 내가 다니기에는 조금 거리가 있었다. 직장을 다니고 있기에 중간에 일찍 나와야 한다거나, 늦게 출근을 해야한다거나 할 때 수용할 수 있는 적당한 거리의 병원을 찾다 보니 서울에 유명한 난임병원보다는 지역에서 제일 유명한 병원으로 선택했다. 그리고, 제일 좋은 병원에서 서울까지 가서 시도했는데 안된다면 너무나도 큰 실망감과 좌절감이 생길 것 같아서 점차 시설과 전문성이 좋은 병원으로 올라가기 위한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 물론 누군가는 말한다.
"난임은 시간이 최우선적으로 중요한 요소인데 한방에 할 수 있도록, 시간낭비하지 않도록 해야한다. 돈이 많이 들더라도 몸이 힘들지 않게 한방에 성공해야 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라고 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 말도 맞다. 그러나 한방에 되는 경우는 로또나 다름없으니까. 회차가 늘어날수록 희망은 사라지니까 희망을 저기 한구석 보험처럼 들어두고 싶었던 것이다.
나팔관 조영술
바꾼 병원에 가서 필요한 검사를 다시 했다. 한 달 사이에도 컨디션과 상황이 변하는 것에 맞춰 약을 써야 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검사를 다시 했다. 검사 결과는 2~3일 걸리기 때문에 그 결과를 확인하러 오는 날 나팔관 조영술도 시행하자고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나팔관 조영술은 소문대로 아팠다. 많이 아팠다. 병원에서 느낄 수 있는 검사의 최고 아픔도 견딘 나고, 고통을 잘 참는 나도 '우와~ 이거 진~~~짜 아프다...'라고 할 정도의 아픔이었다.
나팔관 조영술은 자궁과 나팔관의 상태를 확인하는 검사로, 나팔관이 막혀 있는지, 좁아진 곳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으로 난임병원에 가면 필수로 생리 종료 후 2~7일 사이에 시행하는 검사이다. 아래 검사 과정에서 내가 느낀 점을 덧붙여 본다.
1. 사전 준비
- 검사 전 금식이 필요하지 않지만, 일부 병원에서는 감염 예방을 위해 항생제를 미리 처방하는 경우가 있음.
- 검사 당일 진통제를 미리 복용하면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용기 있게 안 먹을라고 하는데 약을 주심.)
2. 검사 진행 (약 10~15분 소요)
✅ ① 방사선 촬영 준비
- 방사선 촬영이 가능한 기계가 있는 검사실에서 진행.
- 누워서 찍는 방사선 촬영침대에 누워 다리를 벌리고, 일반적인 산부인과 내진 자세를 취함.(무릎을 펴고 약간 오다리로 벌려야 하는데 나는 골반이 좁아 무릎을 안 세우면 검사할 수 있을 만큼 다리가 벌어지지 않아 자세 취하는 게 힘들었음)
- 질을 통해 자궁경부에 조영제를 주입하기 위한 관을 삽입함.
✅ ② 조영제 주입
- 조영제(방사선 촬영 시 보이는 특수 액체)를 자궁을 통해 나팔관으로 주입함.(이때 움찔하면서 뜨근한 것이 골반전체를 순환하는 게 느껴짐. 내 속이 그렇게 생겼겠구나... 했음. 위 조영술과 비슷한 느낌.)
- 조영제가 나팔관을 통해 정상적으로 이동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핵심.
- 나팔관이 막혀 있으면 조영제가 한쪽에서 멈추거나 역류함.
- 정상이라면 조영제가 나팔관을 통과하여 복강으로 퍼짐.
✅ ③ X-ray 촬영
- 조영제가 흐르는 경로를 X-ray로 촬영하여 자궁과 나팔관의 모양을 확인.
- 의사가 즉시 결과를 확인할 수도 있으며, 정밀 분석 후 최종 소견을 설명해 줌.(검사를 하시면서 안 막혀 있는 것 같다고 하심.)
🩸 검사 후 주의사항
- 검사 후 소량의 출혈이 있을 수 있으며, 하루 정도는 패드를 착용하는 것이 좋음.(묻어나는 정도로만 피가 나옴.)
- 약간의 복통이나 생리통 같은 증상이 있을 수 있지만 보통 하루 이내로 사라짐.(약 3일간의 통증이 좀 있었음.)
- 열이 나거나 심한 통증, 악취 나는 분비물이 있다면 감염 가능성이 있으므로 병원에 문의해야 함.
검사 후 1~2일 정도는 성관계를 피하는 것이 좋음.
🧐 검사 후 결과 해석
✅ 정상 결과
- 조영제가 나팔관을 통해 원활하게 흐르고, 복강으로 퍼짐.
❌ 이상 소견 (난관 폐색/협착)
- 조영제가 나팔관에서 멈추거나 역류하면 난관 폐색이 의심됨.
- 일부 협착된 경우 조영제 주입 시 강한 압력으로 막힌 부분이 뚫리는 경우도 있음.
❗ 나팔관 조영술 후 임신 확률 증가?
일부 여성은 검사 후 나팔관이 뚫리면서 일시적으로 자연임신 확률이 증가할 수 있음.
- 조영제가 난관의 미세한 찌꺼기를 제거하는 효과를 가질 수 있음.
- 검사 후 3~6개월 이내 자연임신 성공 사례가 보고되기도 함.
📌 이런 경우 추가 검사나 치료 필요!
- 나팔관이 양쪽 다 막혀 있는 경우 → 시험관 아기(IVF) 권장
- 한쪽만 막혀 있지만 자연임신이 어려운 경우 → 난관 수술 고려 가능
- 난관 폐색 원인이 심한 염증이나 유착일 경우 →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
호르몬 약 복용과, 배란유도제 투여로 임신 자연시도 시작
나팔관 조영술 당일 결과상 이상이 없기 때문에 자연시도가 가능하다고 했다. 배란 유도제를 받아와서 먹기 시작했다. 배란을 시켜주는 약과 자궁을 두껍게 해주는 약이라고 했다. 지금 기억으로는 아마 클로미펜과 유트로게스탄이었던 것 같다. 약을 한 5일치분을 주시고, 질 초음파를 보면서 숙제일을 알려주신다고 했다. 다이어리는 보니 월요일에 약을 타서 토요일과 월요일에 연이여 질 초음파를 봤다. 화요일에 배란시켜주는 주사를 맞고 다음날부터 2일에 한 번씩 숙제를 하면서 자연시도를 해보라고 하셨다. 그리고 제대로 배란이 된 것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숙제가 끝난 후에 다시 질 초음파를 보았다. 마지막 질 초음파를 봤을 때는 한쪽에서만 배란이 되었다고 하셨기에 혹시 다른 한쪽에서도 배란이 될 수 있으니 숙제 한번 더 하고 기다려보면서 임신 여부를 기다려 보자고 했다.
임신 자연시도 1회 차 결과
피검사로 임신 여부를 확인하는 2주간이 너무나도 예민해졌다. '착상 증상, 임신 증상, 극초기 증상' 등의 검색어를 연신 두들겨가면 피 말리게 기다리고 있었다. 심지어 나는 평생 생리통이 없었는데도 아랫배가 콕콕 쑤시면서, 아픈 것 같고, 욱신거리는 것 같고... 이것이 증상놀이였다. 피검사하러 가기 2일 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임테기를 했는데 흐릿한 건지... 아닌 건지 애매했다. 혹시???!! 진짜??!!라는 생각으로 병원에 가서 피검사를 한 그날 오후,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 피검사한 결과 나왔는데요.. 임신은 아닌 걸로 나왔고요... 생리 나오실 때까지 기다리셨다가 2일째 되는 날 다시 오세요. 그리고 보건소 지원금 남아서 약품비로 지원받으실 수 있거든요? 안내문자 보내드릴 테니까 서류 와서 가져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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