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의 난임일기 #1 -시험관 시술 전, 자연주기법 사용-

피임 안하던 기간, 부부 둘이서만 요령 없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늦게 만나 늦게 결혼했기에 둘이서 꽁냥꽁냥 살아보자며 피임을 했었다. 대다수의 부부들이 그렇듯이 우리도 맘만 먹으면 금방이라도 아이가 생길 것이라는 우리들의 나이를 간과한 생각을 했었다.(연애 때는 왜 그렇게 임신이 잘될 것 같은 불안함에 신경이 곧 두서 있었는지....) 둘이서 재미나게 지냈으니 이제 우리도 나이를 생각해 아이를 가져보자 했다. 처음으로 피임을 하지 않고 도전한 우리는 첫 주기에 바로 성공이었다. 임테기에 흐릿하게 나온 2줄을 보고 우리 남편은 많이도 울었다. 서둘러 다음날 병원으로 가서 진행한 임신 피검사 B-hcg 수치는 50으로 임신 확정이었다. 그러나, 3일 후, 출혈이 시작되었다. 다시 병원에 가서 한 B-hcg 수치는 3. 자연유산 진단을 받았다. 이후에도 1번의 임테기 2줄을 봤으나 B-hcg 수치는 임신이라고 확정지을 수 있는 수치는 아니었다.
    그렇게 계속 아이를 갖기 위한 시도는 진행이 되었고, 부부의 신체적 문제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보건소에 가서 산전검사를 받은 날짜가 2022년 11월. 그때부터 지금 2025년 3월까지 우리에게 아이는 없다.


 

난임병원에서 배란유도제 복용 후, 자연주기로 임신 시도 기간

    2022년 8월. 보건소에서 진행한 이상없다는 산전 검사 결과에도 자연적으로 아이가 생기지 않아 결국에는 난임병원에 입학을 하게 되었다. 둘 다 건강하고, 급박하게 아이를 가지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친정이나 시댁에서도 압박을 주지 않기에 일단은 바로 시험관 시술을 하기보다는 배란유도 기간 (인공수정받기 전 단계)을 갖기로 했다. 초음파를 보면서 자궁내막과 난소의 상태를 살피고, 호르몬 약을 통해 먹고 숙제일을 받는 한 번의 사이클을 돌기 시작했다.
    배란이 많이 되도록, 자궁이 두터워지도록 해주는 약을 먹으면서 몸을 만들어갔고, 난임병원에서 정해준 일자에 맞춰 숙제를 하는 사이클을 돌리기 시작했다. 한 사이클의 끝은 숙제일이 지나고 일주일 후에 자가임신테스트를 해보고 병원에서 진행하는 피검사로 임신여부 확인의 과정이다.
    구체적인 스케줄을 아래와 같다. 하지만 개인의 몸 컨디션과 난임병원의 시술 체계와 기준에 따라 달라진다.


    ①  난임센터에서 부부 모두 피검사, 소변검사 진행
    ② 나팔관 조영술 실시
    ③ 생리 시작 후 배란 초음파로 난포 상태와 배란 여부 확인
    ④ 경구용  배란 유도제 복용, 배란 유도제 주사 투여
    ⑤ 숙제일 받음
    ⑥ 다시 생리시작하면 2일째 되는날 병원 가서 다니 초음파로 난포 상태와 배란 여부 확인


    일반적으로①~②은 한번만 진행을 한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한 번씩 더 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③번은 생리 시작하고 2일째 되는날 가서 초음파를 보는 것이다. 자궁의 두께나 모양, 난소 상태와 난포 크기를 살펴보기 위해 진행하는 과정이다.
④번은 난포를 키우고 배란이 잘 되기를 유도하는 경구용 호르몬제를 먹는 것인데, 사람과 상황에 따라 먹는 약 종류가 다르고, 복용하는 용량도 차이가 난다. 이 시기에 먹은 약은 난포를 성장시키는 클로미펜과 페라마를 먹었다. 이 2가지의 약은 한 종류만 먹었는데 계속 클로미펜만 먹다가 마지막 사이클에서는 페라마를 먹었었다. 그다음 과정으로 잘 성장한 배란이 되어 착상이 될 수 있도록 자궁 내막을 두껍게 만들어 임신이 유지되도록 하는 유트로게스탄, 프로노기바를 먹었다. 이때 이전 사이클의 결과에 따라 먹는 종류와 용량은 달라졌다. 그리고 배란일이 가까워질 때 병원에 가서 5일간 배란 촉진 유도 주사를 맞았다. 
    정리를 하면



1️⃣ 난포 성장 유도 → (클로미펜, 레트로졸 + hMG/rFSH 주사)
2️⃣ 조기 배란 방지 → (GnRH 길항제/작용제 주사)
3️⃣ 난자 성숙 & 배란 유도 → (hCG 주사)
4️⃣ 착상 보조 → (에스트로겐 & 프로게스테론 약물/주사)


    이 과정 중간중간에 병원에 가야하기 때문에 직장에다가 일찍 조퇴를 해야 하거나, 지각을 해야 될 것 같다는 말을 해야 하는데, 그때마다 죄짓는 기분, 민망한 기분, 서러운 기분..... 온갖 추잡한 기분이 다 들었다. 내가 내 아이를 갖기 위해서 많은 것을 인내해야 한다. 약을 먹는 와중에는 아무리 운동을 해도 살은 찌고, 아무리 피부과 시술을 해도 얼굴은 붓고 곰보가 되며, 온몸은 땡땡하게 부어오른다.
    그렇게 온갖 약물로 몸을 만들고 숙제도 잘 했는데 임신이 안되면 ③번부터 다시 시작이다. 


    약 6개월간 ③~⑥번의 사이클을 3번정도 반복하니 의사 선생님도 인공수정 건너뛰고 바로 시험관 시술을 들어가자고 했다. 보통은 인공수정도 한두 번 시도해 보는데 나는 나이가 있으니 바로 시험관 시술로 들어가자고 하는 것이다. 이제는 우리도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다. 마지막 사이클이 끝나고 쉬는 기간 없이 바로 시험관 과정으로 들어갔다. 
    첫번째 난임센터에서 신선 2회, 냉동 2회를 진행하고 두 번째 난임병원에서 신선 1회를 마치고 지금 냉동 2회 사이클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까지의 일들이 지난 1년 6개월간의 난임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