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임신일기 #16-임신 13주, 14주, 15주 몸 상태 증상 및 임밍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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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13주 증상

 
    12주 1차 기형아 검사할 때쯤부터 두통이 있었는데, 13주에는 두통이 너무 심해졌다. 임신 전에도 편두통이 자주 생겼는데 임신 때문에 생긴 두통인 줄을 생각도 못했다. 1차 기형아 검사날 의사 선생님께 여쭤봤더니 임신중기부터 두통이 생길 수 있으며 후기까지도 있을 수 있다며 임산부도 타이레놀은 하루에 3알까지는 먹어도 되니까 아프면 참지말고 약을 먹으라고 하셨다. 그날 약국에서 30알짜리 타이레놀 한 통을 사 와서 약통에 넣어두었다. 어째 점점 먹어야 되는 약이 많아지는 게 부담이 된다. 13주에는 컨디션이 오락가락했다. 하루는 좋았다가 하루는 안좋아지고... 어떤 날은 두통이 있다가 어떤 날은 멍하니 어지럽다가, 또 어떤 날은 굉장히 좋았다가.... 대중없었다. 새벽 3~4시쯤에 한 번씩 깨는 건 여전하다. 그래도 이제는 누우면 바로 잘 수 있어서 괜찮았다.
    13주는 병원의 연속이었다. 갑상선 약 때문에 피검사하러 내과에 다녀왔고, 눈이 뻑뻑하고 침침해서 안과에 다녀왔고, 손목이 시큰거려서 정형외과도 다녀왔다. 거기다가 사전투표까지 하고 오니 일주일이 다 지나갔다. 
 
 

임신 14주, 15주 증상

 

    컨디션이 좋았다가 나빴다가 하기도 했고, 아기도 궁금하기도 했어서 16주가 되기 전에 한번 산부인과를 가게 되었다. 초음파를 보기 전에 컨디션이 어땠는지, 안과와 내과 다녀온 얘기, 증상에 대해 궁금한거 물어보았다. 모두 임신 중에 겪을 수 있는 증상이기 때문에 크게 신경 안 써도 된다며, 특히 두통이 심하면 타이레놀 먹어도 되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다. 이제 궁금했던 아기를 볼 차례. 지금까지 봤던 초음파 중에 제일 열심히 움직였다. 아침을 챙겨 먹고 얼마 안돼서 병원에 온 거라 그런지 활발하게 잘 움직였다. 꼼지락꼼지락 거리는 게 10센티나 되었다. 그런데 갑자기 의사 선생님이 "애기 성별 알 수 있는데.... 알고 싶어요?"라고 하실길래, 냉큼 "네!"라고 했다. 기대도 안 했는데 성별을 알게 돼서 깜짝 놀랐다. 초음파로 애기 궁둥이 쪽을 보여주시더니 여기는 엉덩이, 여기는 허벅지, 발.. 아기의 신체구조를 설명해 주시면서 성별을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 주셨다. 우리 아이는 딸이었다. 한 80% 딸이라고 하셨다. 16주에 2차 기형아 검사할 때는 명확해질 거라고 하셨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다이소에 들러 풍선을 사서 남편한테 깜짝으로 알려주려고 했는데...  이 인간이 회식이 생겼다며 늦는다고 했다. 결국엔 새벽에 들어와서 벽에 붙어있는 풍선을 보고 혼자 울었다나? 어쨌다나?ㅎㅎ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나보고 또 울고... 울보쟁이 아빠네...


    날씨도 좋고, 기분도 좋고, 아이도 신나게 움직였고, 해서 버스 안 타고 카페에서 커피 한잔과 함께 책 좀 읽다가 집까지 걸어왔다. 40분 정도 걷는데도 하나도 안 피곤하고 즐거웠다. 날씨만큼이나 나와 우리 아이는 기분이 화창했다. 그 덕분인지 14주에는 컨디션이 굉장히 좋았다. 아파트 헬스장에 등록해서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전에는 밖에서 산책을 했는데, 이제 장마이고 여름이라서 안전하게 실내운동을 해야만 했다. 울렁거리던 입덧도 사라지고, 몸도 가벼워지고, 붓기도 빠져서 움직이지 너무 편했다. 걷기 운동 30분 상체 근력운동 20분 정도로 가볍게 루틴을 짜고 운동을 시작할 정도로 임신 중기는 정말 임신의 황금기가 맞았다.
    이런 컨디션은 15주까지 계속 되었다. 임신 전에도 뱃살이 있던 편이라 15주부터는 배가 유독 나와 보였다. 18주 정도부터 배가 뚜렷하게 나오기 시작하는 것 같은데, 나는 15주정도부터 배가 나오기 시작했다. 사실... 시험관 주사약물 때문에 임신 초기부터 윗배부터 빵빵했다. 명치께부터 빵빵하게 붓는 느낌으로 배가 나오더니, 중기에 들어서면서부터는 부기가 빠지고 윗배가 들어가면서 아랫배만 나오게 되었다. 그제야 시험관 주사 약물이 부작용이 없어진 것 같았다. 아랫배가 가스 찼을 때처럼 빵빵해지지만 몸은 점점 가벼워졌다. 운동도 잘 되고, 외출하는 게 버겁지 않았다.

 

임밍아웃

 

    임밍아웃은 1차 기형아 검사 결과를 보고 나서 하기로 했다. 2년간 시험관을 하면서 착상조차 제대로 안되다가 이전 차수에는 착상이 되어서 바로 알려드리고 싶었는데, 남편이 안정기 되면 알려드리자고 해서 기다리는 와중에 8주 계류유산이 되는 바람에 임밍아웃을 못했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확실하게 안정기에 들어서고 1차 기형아 초음파 검사에서 이상소견이 없으면 알려드리기 위해 조금 늦은 임밍아웃을 하게 되었다. 
    13주 주말에는 시댁에 14주 주말에는 친정에 임밍아웃을 했다. 우리는 요란하게 하지 않기로 했다. 그런 성격도 아니고, 양가 부모님들 모두 양반 스타일이라 케이크며... 풍선이며... 장소 대여며... 카메라 설치며... 깜짝 이벤트며... 그런거 우리 부부는 맞지 않았다. 식사 마치고 그 자리에서 소소하게 알려드리려고 했다. 주중 내내 이것저것 찾다가 긁는 복권과 녹음 카드를 주문했다.

긁어서 '5억 당첨'이 나오면 보너스로 또 긁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 곳을 긁으면 '할머니 당첨', '할아버지 당첨', '삼촌 당첨', '이모 당첨'의 문구가 나오는 것을 임밍아웃할 사람들 명수대로 구매했다. 부모님께 먼저 복권을 드려서 당첨을 긁으시면, "두 분 합쳐서 10억이네요... 10짜리 선물이에요."라고 하면서 녹음 카드를 현금처럼 드렸다. 부모님들께서는 복권 내용은 장난으로 생각하셨는데, 카드를 열어보는 순간 초음파 사진이 붙어있고, 아기 심장소리도 들리는 카드를 보시곤 너무나 놀라시고 기뻐하셨다. 아버지들은 우시고, 어머니들은 좋아하시다가 걱정하시는 모습이 양가 부모님이 같았다. 부모의 마음은 다 똑같은가 보다. 특히 친정아빠가 너무나 좋아했다. 그날부터 지금까지 우리아빠가 이렇게 다정한 사람이었나? 싶을 정도로 목소리가 바뀌었다.ㅋㅋ 손녀를 기다리셨는데 정말 좋으셨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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