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를 기다리는, 조신한 난자는 없다
이번주부터 3주마다 임소연 숙명여대 글로벌거버넌스연구소 연구교수가 쓰는 ‘여성, 과학과 만나다’를 싣습니다. 페미니즘과 과학기술의 영향력이 나란히 커진 오늘날에도 충분히 만나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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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소연 숙명여대 연구교수는 '여성, 과학과 만나다' 연재를 통해 페미니즘과 과학기술의 교차점을 탐색하고, 여성의 몸과 경험을 더 잘 이해하는 과학 지식을 소개하는 연재글이다. 이 글은 과학과 여성의 관계를 조명하며, 과거 과학이 여성의 몸과 경험을 배제하거나 차별적 태도를 유지해 왔음을 지적한다.
첫 번째 단락에서는 기존의 정자와 난자에 대한 통념을 깨는 최신 연구 결과를 제시한다. 과거에는 정자가 능동적으로 난자를 찾아 수정하는 것으로 여겨졌지만, 2020년 스톡홀름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난자는 화학 신호를 보내 스스로 선택한 정자를 끌어들인다. 이는 난자가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능동적으로 수정 과정을 주도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난자와 정자에 대한 인식 변화는 과학과 성차별, 그리고 여성의 관계를 잘 드러낸다. 생물학은 종종 성차별적 인식을 반영하고 강화하는 데 이용되어 왔는데, 18세기 해부학자 존 바클리는 여성의 골격을 작은 두개골과 넓은 골반으로 묘사하며 여성의 낮은 지능과 출산 기능을 강조했다. 이처럼 과학은 역사적으로 여성의 몸과 기능을 남성과 대비시키며 차별의 근거를 제공하기도 했다는 사실을 언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과학 연구는 주로 남성 중심으로 이루어져 여성의 몸과 경험을 배제해 왔다. 심혈관 질환 연구에서 여성은 소외되어 여성 환자들이 남성과 다른 증상을 겪음에도 제대로 진단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또한, 마리 퀴리나 로잘린드 프랭클린과 같은 여성 과학자들은 과학계 내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고, 팀 헌트 교수의 여성 과학자 비하 발언은 21세기에도 과학계의 성차별적 태도가 여전함을 보여준다.
하지만 저자는 앞으로 과학이 더 많은 여성의 몸을 연구하고 여성에 의해 연구될 수 있다면 과학은 여성에게 강력한 지식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연재는 여성 주변의 과학을 가시화하고 여성의 관점에서 과학을 새롭게 바라보며, 과학의 관점에서 여성의 몸과 경험을 새롭게 이해하고자 하는 글이다. 여성 건강 증진, 여성의 삶과 경험 이해, 여성이 생산하고 분석한 과학 등을 소개하며 여성과 과학의 새로운 관계 맺기를 시도할 것입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과학기술의 역할과 한계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지금, 여성과 과학에 대한 성찰은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앞으로 연재될 글들을 통해 섹스, 젠더, 뇌, 위, 진화론, 양자역학 등 다양한 주제를 넘나들며 여성과 과학의 만남을 새롭게 조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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