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문진보 후집>> <귀거래사> - 도연명
·(前略)悟已往之不諫하고 知來者之可追로다. 實迷途其未遠하니 覺今是而昨非로다.
·(中略) 世與我而相違하니 復駕言兮焉求리오. 悅親戚之情話하고 樂琴書以消憂로다.
·農人이 告余以春及하면 將有事于西疇로다(後略)
·(전략) 이미 지나간 것을 고칠 수 없음을 깨닫고, 앞으로의 일을 쫓을 수없도다. 실로 길을 잃었으나 멀지 오지 않았으니 오늘은 옳고 어제는 잘못임을 깨닫았도다.
·(중략) 세상과 나는 서로 맞지 않으니 다시 수레를 타고 무엇을 구하겠는가. 친척들과의 정담을 기뻐하고 악기와 서책을 즐겨하여 근심을 사라지게 하도다.
·농부가 나에게 봄이 왔음을 알려주면 서쪽 밭에서 농사일을 해야겠도다.(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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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전 명문인 귀거래사는 중국(東晉 - 위진남북조 시대)의 전원파 시인 도연명의 작품으로, 당시 돌아가는 정국에 대한 회피와 환멸을 느꼈고 여동생도 그 시기에 죽게 되자 그 구실로 낙향할 때 지은 일종의 시이다. 그의 본명 잠(潛)이라는 글자에서도 느낄수 있듯이 그는 오랜 시간 동안 전원생활만을 고집했다. <귀거래사>는 지금의 모든것을 내려놓고 고향으로 돌아가 유유자적하며 좋아하는 것들을 하고, 농사일을 하면서 안돈하고 하고자 하는 도연명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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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주연의 '달의 연인-보보경심:려'라는 드라마속 8황자(이준기)가 아내를 대신하여 고향에 보낼 편지를 써준다. 아내는 꼭 편지뒤에 시 한 편을 같이 보낸다면서 이 귀거래사를 함께 적어준다. 오랜만이라 얼른 원문을 다시 읽어보았다. 반가웠다. 학부 때 그렇게 달달 외우다시피 했건만 귀거래여! 가 2번 나온다는 것만 생각나다니... 끝까지 읽어보고 들었던 생각. 작가는 왜 이 귀거래사를 사용했을까? 다시 읽어보았다.
복선이다. 원작에서 8황자는 (난 물론 책도 드라마도 모두 다 봤다.) 4황자에게 죽음을 맞이하는데, 한국판에서는 귀거래사의 내용을 보면 안 죽을 수도 있다. 자신이 '해수를 버린 것을, 가문을 지킨 것을, 형제를 버린 것을, 황위를 탐낸 것을, 욕심을 낸 것 모두 부질없다, 잘못되었다.라는 것을 낙향하거나 유배 가서 죽을 때까지 후회하고 후회하는 삶을 살게 될 것'이라는 작가의 복선이다.라고 나는 해석했다. 그저 8황자는 그 피비린내 나는 황궁에 환멸을 느끼고 자신이 좋아하는 서책을 읽고, 자신이 좋아하는 여인과 함께 고향으로 가 편안한 삶을 살았으면 하는 작가의 바람이 귀거래사에 투영되어 사용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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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많은것을 얻고, 많은 것을 이루며, 많은 것을 탐내며 살고 있다. 자신의 주장, 사상이 반영되기를 빌며 항의하고, 투쟁하며 살고 있다. 그 속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여유를 잃어버리는 삶을 살고 있다. 놓는 것은 버리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그 놓아버리는 행동 자체가 또 다른 무언가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기에 도연명이 보낸 노후의 삶은 세상을 등지고, 세상을 버린 것이 아니라. 진정 내 마음이 편하고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선택한 삶이 아닌가 싶다.
나는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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